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잇따른 뉴스를 접하며 전기차 안전 문제에 대한 걱정이 많으실 텐데요. 전기차 화재는 정말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인지, 화재가 발생하는 원인과 예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체인라이트닝이 직접 살펴봤습니다. 오늘 [전기차 초보 가이드]의 주제는 ‘전기차 화재, 원인과 예방법은?’입니다.
전기차 화재 사고, 정말 자주 일어날까?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누적 대수는 약 30만대에 이릅니다. 10년 전(860대)과 비교해 약 350배 증가했지요. 친환경 무공해차 사용을 장려하는 정부 기조에 따라 전기차 이용률은 계속해서 높아질 전망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기차 화재 사고가 연이어 보도되고 있어, 전기차 화재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기차 화재 사고 뉴스의 빈도에 비해, 사실은 전기차는 매우 안전하다고 하는데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 체인라이트닝이 확인해봤습니다. 국립소방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자동차 1만 대당 화재 발생률은 전기차가 1.63%, 내연차가 1.88%로 나타났습니다. 미미하지만, 전기차의 화재 발생률은 내연차보다 낮았죠. 특히 전기차 화재 요인을 더 따져보면, ‘배터리 발화(0.52%)’로 인한 화재 발생률은 훨씬 낮았습니다. 전기차는 이제 막 확산되는 ‘새로운 자동차’이고, 뉴스에 화재 사고 보도가 이어지다보니 체감상 위험성이 크게 다가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전기차 화재 사고 발생률이 낮다고 무조건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본격적으로 전기차 화재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볼까요.
전기차 화재, 원인은 무엇일까?
[1] 배터리 ‘분리막’에 문제가 생기면…만나선 안 되는 (+)극과 (-)극이 만나 화재
전기차 배터리 안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원인을 파헤쳐보려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조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액(Electrolyte) 등으로 구성됩니다. 양극은 충전 시 리튬이온(Lithium ion)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음극에서 제공받은 리튬이온을 저장합니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 놓여 리튬이온 전자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두 극의 단락을 방지합니다. 전해액은 리튬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죠.
핵심은 분리막입니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이 직접 연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기능을 하는데요. 만약 두 극이 직접 연결될 경우 합선이 생겨 화재의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기능을 하는 분리막에 결함이 있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불순물이 들어가서, 분리막이 손상됐다면 단락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 할 것입니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온도가 높아지고 전해액이 끓게됩니다. 전해액이 끓으면서 가스가 방출하고 배터리를 팽창하게해 결국 폭발에 이르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합니다. 고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한다면 온도 변화에 보다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전세계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지금보다 훨씬 화재 위험성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훼손되더라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전합니다. 안전한 전기차 상용화를 위해서 어쩌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필수 관문일 지도 모릅니다. 이르면 2025년에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2] 과충전 방지 보호회로가 고장났을 때,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
과충전 방지 보호회로는 배터리에 과충전이 됐을 때 전력 공급을 차단하는 회로입니다. 완충된 배터리에 추가적인 충전이 지속되면, 배터리의 온도는 점차 높아집니다. 배터리 속 전해질은 고온이 될수록 끓기 시작하게 되고, 분리막이 녹으면서 양극과 음극이 직접 연결되어 불이 발생하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과충전 방지 보호회로가 적절한 때에 과충전을 방지해 화재를 예방합니다. 과충전 방지 보호회로는 완충된 배터리에 충전을 멈추고, 충전이 필요한 배터리로 전력을 분배하여 화재를 예방합니다. 화재 예방 역할을 하는 과충전 방지 보호회로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 역시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원인이 됩니다.
[3] 화재 규모 키우는 ‘열폭주’ 현상
실제로 전기차 배터리 문제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일단 화재가 발생한 경우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전기차 화재가 특히 위험한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 때문입니다.
위 사진은 전기차 배터리를 뜯어본 모습입니다. 겹겹이 쌓인 ‘배터리 셀(Battery cell)’이 ‘배터리 모듈(Battery module)’을 구성하고, 이 모듈들이 또 쌓여 ‘배터리 팩(Battery pack)’이 됩니다. 겹벽 형태의 배터리 셀 구조는 연쇄적인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입니다. 전기차 한 대에는 배터리 셀이 수천 개 들어있습니다. 일례로 테슬라 모델 3의 경우 2976개의 배터리 셀이 탑재돼있다고 하네요. 배터리 셀 하나에 불이 붙기 시작하면 인접한 또 다른 배터리 셀에 불이 옮겨붙기 쉬운 구조지요.
일단 열폭주가 발생하면 배터리 내부의 반응으로 온도와 압력이 더욱 빠른 속도로 상승합니다. 배터리 화재 과정에서 가연성 전해질이 방출되어 화재 위험성이 더욱 커집니다. 이처럼 열폭주는 화재가 화재를 키운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큽니다.
전기차에 불이 났다면, 이렇게 대응하세요!
전기차에 불이 붙는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국민안전처에서는 2016년에 이미 전기차 화재 대피요령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차량 충전에 사용되는 주 전원 차단
전기차 충전 중에 화재가 발생했다면 차량 충전에 사용되는 주 전원을 우선적으로 차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충전 케이블을 절단해서는 안 됩니다.
[2] 배터리에 불 붙기 전 소화기로 초기 진압
전기차 배터리에 불이 붙기 전에 소화기 등으로 초기 진압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운전자가 진압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3] 차량에서 가능한 멀리 떨어질 수 있도록 곧바로 대피합니다.
국민안전처에서는 소화기로 초기 진압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배터리에 불이 붙기 전’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소화기로 불을 끌 수는 없다는 것일까요. 배터리는 단단한 철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흔히 사용하는 소화기의 분말은 이 철제를 뚫고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는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배터리에 불이 붙은 경우 소화기로 불을 끌 수 ‘없다’고 말합니다. 소화기로 배터리 화재를 진압하면 불씨가 작아지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수초 내 다시 큰 불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또 전기차에 일단 불이 붙으면 불을 끄기가 쉽지 않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어서, 배터리가 모두 타서 불씨가 사라지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지요.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테슬라 화재를 진압하는 데에는 10만리터 이상의 소방용수가 투입됐다고 합니다. 10만리터는 소방차 33대 규모의 용량인 데다, 내연차 화재 시 사용되는 물(약 1000리터)의 100배 정도라고 합니다. 앞서 살펴본 ‘열폭주’ 현상도 전기차 화재 진압의 어려움을 더하는 요인 중 하나지요.
전기차 화재 진압에는 소화기보다는 물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하는데요. 그렇다고 개인이 물을 이용해 화재를 진압하기는 어렵습니다. 세계적인 과학 저널인 ‘네이처(Nature)’지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화수소산(공기 중에 발연이 가능한 유독 물질)이 누출되는데, 물이 불화수소산의 반응을 가속하는 촉진제로 작용한다는 연구가 실렸습니다. 화재 차량은 거대한 수조 속에 완전히 담그는 방식(침수법)이 아니고서야 오히려 화재의 위험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하네요. 안전 거리를 유지하고 다량의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때에만 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습니다. 결국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화재 진압은 전문가에게 맡겨둬야합니다.
배터리 화재,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
화재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화재 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궁극에는 배터리의 기술이 발전할수록 화재 위험성은 줄어들겠지만, 안전하게 전기차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예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봅시다.
[1] 적절한 배터리 충전량을 유지하세요
전문가들은 적절한 용량 범위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자동차기자협회가 주최한 전기차 화재 안전 심포지엄에서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상무는 “전기차를 안전하고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충전량은 20%∼80% 사이를 유지해주고, 밸런스 있게 충전하기 위해서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완속 충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2] 배터리 방전 시, 전기차-전기차 충전은 위험해요
충전되어 있는 전기자동차에서 완전 방전된 전기 자동차로 전력을 공급하면 주행 가능 상태가 되지 않을까?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전기차끼리 직접 접속했다가는 배터리가 불타서 화재를 일으킬 위험성이 있습니다. 일본의 자동차 저널리스트 다카네 히데유키는 전기차 간 충전을 시도할 경우 화재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배터리는 배터리가 요구하는 전압과 전류를 조절해서 보내야 하는데, 전기차 간 충전을 시도할 경우 전압과 전류가 맞지 않아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전기차 간 전류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별도로 필요한데, 현재 개발 중인 단계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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