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와 ‘블랙박스’가 ‘밥(전기)’을 나눠 먹는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집밥’ 충전을 100%해도 주행하는 데에 100%를 사용하지 못 한다는 뜻일까요?
사실 전기차 내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장치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블랙박스 뿐 아니라 차량 내부 조명, 오디오, 에어컨, 히터까지 종류가 많습니다. 내연차와 달리 전기차는 ‘전기’를 주행에 사용하기 때문에, 결국 이 장치들이 ‘바퀴’가 먹어야 할 ‘밥(에너지)’을 나눠서 먹고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전기차 유저 커뮤니티에서 흔하게 제기되고 있죠.
전기차 유저 분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체인라이트닝이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오늘 체인라이트닝의 [전기차 초보 가이드]의 주제, “전기차 (집)밥을 에어컨・블랙박스가 나눠먹는다고?”입니다.
전기차의 심장은 두 개? 400V 메인 배터리와 12V 보조 배터리
오늘 주제에 답을 하려면 전기차 배터리의 종류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메인 배터리(고압 배터리)와 보조 배터리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메인 배터리는 고전압, 고용량의 배터리로 전압은 보통 400V 정도, 용량은 60kWh에 이릅니다. 보조 배터리는 전압이 12V로 메인 배터리의 5분의 1 수준이죠.
두 배터리 모두 똑같이 전기를 사용하는데, 전기차는 왜 굳이 ‘메인’과 ‘보조’ 배터리로 구분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두 배터리의 용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기차는 주행을 위해 사용하는 전기는 메인 배터리에서, 차량 부품 및 장치 등에 사용하는 전기는 보조 배터리에서 사용하는 것이지요.
답이 나왔네요. 전기를 사용하는 차량 부품 및 장치들은 ‘전기차 바퀴’의 ‘밥’을 뺏어먹지 않습니다. 오디오, 내비게이션, 차량 내부 조명 등은 모두 보조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를 사용하고, ‘전기차 바퀴’의 ‘밥’은 훨씬 더 용량이 크고 전압이 높은 메인 배터리에서 공급하니까요.
그렇다면 블랙박스와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을 무한정으로 사용해도 괜찮을까요? 전기차 주행거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걸까요?
보조 배터리는 사실 메인 배터리를 위한 것?
보조 배터리가 차량 주행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보조 배터리는 메인 배터리의 든든한 백업 기능을 담당합니다. 메인 배터리의 전기가 모두 소모되어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는 비상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조 배터리가 역할을 하고, 메인 배터리를 예열하거나 위급 상황 시 메인 배터리를 분리시키는 등 보조 배터리의 역할은 다양합니다.
무엇보다도 핵심적인 역할은 BMS(Battery Management System)입니다. BMS는 배터리 팩(Pack)의 전압, 전류 및 온도를 모니터링하여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BMS는 보조 배터리로 구동되지요. BMS는 배터리에 문제가 생겼을 때나 교체해야 할 시기를 사전에 발견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기능을 하여, 전기차 배터리 관리를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볼까요.
BMS는 전기차 운행에 필요한 배터리 데이터를 분석하는 매우 중요한 기능입니다. 전기차는 BMS를 통해 배터리 셀의 전압과 전류, 온도를 모니터링하고, 모니터링한 결과를 가지고 사용 가능한 배터리 용량, 배터리 노화 수명 등을 예측합니다. 또 배터리를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한 알람을 작동시켜 사전에 안전 조치가 가능하도록 도와줍니다. 만약 BMS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서 배터리를 모니터링에 차질이 발생한다면 과전압이나 과충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게 됩니다. 배터리의 효율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배터리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것이 BMS의 핵심이죠.
포인트는 BMS에 있습니다. 메인 배터리는 BMS가 작동해야만 전원이 켜집니다. 현대자동차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를 구동시키는데 이것이 바로 메인 배터리를 작동시키려면 거쳐야 하는 장치”라며 “보조배터리가 방전이 되면 고압 메인 배터리의 전원이 켜지지않는다(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메인 배터리에 전기가 남아있어도 보조 배터리가 방전되면 애초에 주행이 불가능한 것이죠.
결과적으로 에어컨, 블랙박스 등 차내 부가적인 장비들이 보조 배터리의 전기를 사용하며 보조 배터리의 전기를 소모하는 과정은 전기차가 굴러가는 데에 영향을 주는 셈이 됩니다. 직접적으로 ‘바퀴’가 먹어야 할 전기를 뺏어먹지는 않지만, 보조 배터리를 사용하는 과정 중에 방전돼버리면 ‘바퀴’가 굴러가기 위한 필수 조건(BMS)이 무너지게 돼버리니까요.
주차 중에도 작동하는 블랙박스, 배터리 세이버로 해결
“전기차는 블랙박스를 상시로 켜놔도 부담이 없겠네요.” -온라인 커뮤니티 A씨
“블랙박스를 상시 켜놓기 힘들어 주차 시엔 블랙박스를 꺼놓는데, 전기차는 그거 가지곤 별 부담 없겠죠?” -온라인 커뮤니티 B씨
블랙박스는 전기 소모 요인으로 의심받는(?) 대표적인 장치 중 하나입니다. 블랙박스의 ‘상시 작동’ 기능이 있기 때문인데요. 블랙박스를 상시 작동한다면 주차 중에도, 주행 중에도, 언제나 켜둬야하니까, 그만큼 전기를 많이 먹는 장치로 의심받을 만하죠.
전기차의 경우에는 400V나 되는 고전압 배터리가 장착돼있기 때문에, 오히려 블랙박스 작동에 대한 고민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내연차에는 없던 고전압, 고용량의 배터리가 장착돼있으니 블랙박스가 소모할 전기는 충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전기차의 블랙박스는 전기차의 400V 메인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전기차의 블랙박스는 12V짜리 보조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어요.
전기차이기 때문에 블랙박스 사용에 충분한 전기가 공급될 수 있다는 것은 작은 오해지만, 결국 BMS를 작동시킬 보조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합니다.
최근 전기차 제조사들에서는 보조 배터리의 사용 안정성을 위해 ‘배터리 세이버 기능’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과 코나의 경우 ‘보조배터리 세이버+’의 ‘보호기능’이 있는데요. 보조 배터리의 잔량을 모니터링하여, 저충전 상태가 됐을 때 메인 배터리에서 보조 배터리를 보호 충전하게 하는 기능입니다. 블랙박스를 상시 작동하는 전기차 유저 분들이라면 ‘배터리 세이버 기능’을 활용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에어컨과 히터는 전기차 주행거리에 영향을 준다?
여름철 혹은 겨울철에 상시 작동하는 장치들도 있죠. 에어컨과 히터입니다. 1년 365일 상시 작동하는 블랙박스보다는 상대적으로 특정 계절에만 집중 작동하기 때문에 문제가 덜 할까요? 에어컨과 히터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연구 보고서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직 확신할 수 없다’입니다.
에어컨 사용이 주행거리를 17% 감소시킨다는 분석 보고서가 있습니다. 2019년 미국 자동차협회(AAA, 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는 기온과 에어컨 사용이 주행거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AAA는 여름에 외부 온도가 35도에 도달하고 차량에서 AC를 사용하면 주행 범위가 약 17%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어컨 사용과 외부 온도라는 두 가지 변수를 함께 고려한 결과지만, 에어컨을 사용하는 환경이 여름철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근거라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테슬라에서는 또 다른 자료를 가지고 반박합니다. 테슬라는 35도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면 약 1%의 주행거리 감소를 낳을 수는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테슬라는 AAA의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고, 실제 데이터를 기반했을 때 테슬라 사용자들은 17% 정도의 주행거리 감소를 경험하지 못 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히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르웨이 자동차 연맹(Norwegian Automobile Federation)은 한겨울에 히터를 사용할 때 전기차 배터리의 효율성이 20%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AAA의 분석은 더욱 가혹했는데요. AAA는 영하 6.6도 수준의 기온에서 전기차에서 히터를 사용할 경우 주행거리는 최대 41% 이상 단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AAA는 최악의 환경 조건을 가정하여 측정한 결과라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41%라면 거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수치여서 반응이 뜨거웠죠.
테슬라는 이 역시도 반박했습니다. AAA의 보고서에 이의를 제기하고, 해당 보고서의 수치만큼의 문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테슬라는 이용자의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숫자만큼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유관 기관들의 연구와 제조사의 연구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아직 어느 쪽의 결과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배터리를 더 안전하게, 더 오래… 똑똑하게 배터리 사용하는 법
배터리를 안전하고 오래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세 가지 실천방안을 마련했습니다.
[1] 완전 방전을 방지하세요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는 상황을 방지하세요. 완전 방전은 배터리 성능을 저하시키는 데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1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에 따르면, 방전 현상은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으로 전달되는 리튬이온의 양을 제한하여 전극 물질의 내부 변형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이 변형이 결과적으로 배터리의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하네요.
배터리의 완전 방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수칙을 실천할 수 있겠습니다. 주행 가능 거리가 10㎞ 미만일 경우 차량을 2주 이상 주차하지 말아주세요. 장기 해외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3개월 이상 세워둘 땐 완충해두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가능하면 자주 충전하세요
배터리를 고성능으로 오래 사용하고싶다면 가능한 충전을 자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배터리는 방전과 충전을 반복하면서 수명이 줄어듭니다. 충전을 시작하는 배터리 잔량이 높을수록 더 자주, 더 오래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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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완속 충전기를 사용하여 ‘셀 밸런싱’ 하세요
셀 밸런싱(Cell Balancing)은 배터리 내부의 셀 간 전압 차를 낮춰 전체적으로 균일한 전압을 갖도록 하는 과정입니다. 전기차를 주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배터리 셀 간에 전압 차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유독 소모가 큰 배터리 셀은 충전 및 방전 속도, 최대 용량 등의 성능이 저하되기 시작하고, 배터리 셀 간의 전압 불균형은 결국 전체 배터리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다른 셀에 전기가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한 셀이 완전히 방전되면 배터리 팩 전체가 방전되고는 합니다.
전문가들은 셀 밸런싱을 위해 완속 충전기로 완전히 충전하는 방법을 권고합니다. 체인라이트닝의 완속 충전기를 이용해보세요. 저렴한 비용의 완속 충전기로 비용 효율성과 배터리 안정성까지 잡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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