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변에서도 중고 전기차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계십니다. 아무래도 전기차를 새 차로 구매하려면 높은 가격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중고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 지난 한 해 시중에서 거래된 중고 전기차는 1만대가 넘습니다. 2020년(7628대)과 비교하면 150%, 2019년(5012대)와 비교하면 230% 증가한 수치입니다.
내연차와 비교해봐도 중고 전기차 거래는 늘었습니다. 올해 8월까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된 중고차는 내연차와 전기차를 모두 포함해서 총 129만여 대로 집계됐습니다. 거래량만 놓고 보면 휘발유차와 경유차가 1, 2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눈여겨 볼 부분은 판매량의 증가율입니다. 휘발유차와 경유차의 중고 거래는 여전히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5.2%, -14.1%만큼 줄었습니다. 반면 친환경차의 중고 거래는 상승세입니다. 전기차(9897대)와 하이브리드차(3만7205대)의 올해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3%, +13.2%만큼 늘었습니다. 전기차는 최근 2~3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출시돼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임에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는 것이 주목할 만합니다.
이처럼 중고 전기차 거래가 많아지는 만큼, 오늘은 중고 전기차를 사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봅니다. 중고 전기차 거래 전에 확인해야 할 6가지! 지금부터 알아봅시다.
[1] 침수 여부 확인하세요!
115년만의 폭우 기억하시나요?
지난 여름 강남 한 복판이 물에 잠기고, 폭우를 피해 자동차 위에 올라가서 구조를 기다려야만 했던 상황을 기억하시나요? 강수량도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뉴스를 달궜습니다. 당시 폭우로 피해를 입은 침수 차량들이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을 많이 주셨는데요.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 중고 전기차를 구매하시는 분들께서는 필수로 침수 여부를 확인해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기차는 극한의 조건에서 고압, 수심 테스트를 거칩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제조 단계부터 침수에 대비하기 위한 각종 테스트를 거쳐 안전하게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완전히’ 침수된 차량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대부분의 현대식 전기 자동차는 배터리와 기타 전기 부품을 홍수에 가장 많이 노출될 수 있는 바닥 부분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지속적이고 심한 홍수에 노출된다면, 배터리 부품에 물이 들어갈 수 있고, 이는 리튬(배터리 내)이 물과 공격적으로 반응하여 인화성이 높은 수소를 생성하므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또 폭발이 발생하지는 않더라도 부식이 심해지고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오랜 침수 시 구동계 부품의 성능이 저하되거나 전장 계통이 손상되는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완전히 침수된 전기차를 수리해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미국 최대 소비자단체인 소비자협회에서 발간하는 컨슈머 레포트(Consumer Reports)의 한 수석 정비사는 “물이 엔진의 공기 흡입구에 들어가면 모든 종류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경우 물이 이 흡입구로 들어가 엔진 실린더를 채우게 되는데, 이로 인해 모터가 정지되거나 모터가 뒤집혀 시동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전기차의 컴퓨터 모듈이 젖어 고장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침수차, 어떻게 확인하나
지난 11일 국토교통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운영하는 ‘자동차 365’ 홈페이지에서 침수이력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존에는 중고자동차 매물차량 검색, 중고차이력조회, 회원사 및 종사자 조회, 등록비용, 매매요령 등 정보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동차 365 홈페이지에서, ‘침수차량 조회’ 메뉴를 신설해 차량번호를 입력하면 침수 신고된 차량인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토부가 확보한 침수차 정보는 모두 1만8289건으로, 침수로 도로에 방치되어 지방자치단체에서 도로 안전을 위해 견인하거나 침수피해사실확인서를 제출 받은 침수차량 등의 정보를 수집해 공개한 것입니다. 국토부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9월 집중호우・태풍으로 발생한 침수 차량은 1만8289건으로, 이중 ▲폐차된 차량은 1만4849건(81%) ▲매매업자가 보유 중인 차량은 148건(1%) ▲개인이 소유 중인 차량은 3292건(18%)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침수 차량 중 단 1%에 불과한 숫자이지만, 전기차를 중고로 마련하기 위해 알아보고 계신 분들께는 1%가 아닌 ‘내 전기차가 될 지도 모르는 차’입니다. 반드시 ‘자동차 365’ 홈페이지를 통해 침수 이력을 확인한 뒤 구매를 결정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2] 사고 이력
경미한 접촉사고로 단순한 교체작업은 크게 상관이 없겠지만 사고로 인해 중요 부품이 훼손됐다면, 주행 중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사고차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를 구매할 때 특히 사고 이력이 중요한 이유는 ‘배터리 보증’ 때문입니다. 전기차의 경우 운전자의 실수로 사고가 났고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면 그 즉시 배터리 보증은 날아갑니다. 보증이 날아간 상태의 중고 전기차를 구매하게 된다면, 이후 배터리 수리 및 교체 비용은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배터리 교체 비용은 몇 천만원 단위로 매우 비쌉니다. 배터리 교체 자체에도 비용이 들지만, 이후 보험료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3] 리콜 대상 여부
이미 구매한 중고 전기차가 리콜 대상이라면? 정말 난감하겠지요. 최근 전기차 부품 등의 결함으로 인해 리콜 신고가 접수되는 전기차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내가 구매하고자 하는 중고 전기차가 혹여라도 리콜 대상으로 올라와있지는 않은지 확인 후 구매를 결정하세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는 ‘자동차 리콜센터’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해 홈페이지로 이동하시면, 자동차등록번호 및 차량 번호를 통해 리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배터리 보증기간
전기차의 고압 메인 배터리는 전기차에 있어서 핵심 부품이기도 하고 가장 중요한 부품이기도 하지요. 앞서 살펴봤 듯이, 배터리는 한 번 수리하거나 교체하게 되면 비용이 굉장히 비쌉니다. ‘배터리 보증’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배터리 보증은 제조사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증 기간은 차종에 따라 기간과 주행거리를 달라지는데, 보증 기간 동안에 운전자가 관리를 잘못했다거나 사고가 발생해 배터리가 손상된 것이 아니라면, 제조사에서는 배터리를 무상으로 교체해주는 ‘배터리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고 전기차의 경우에는 배터리 보증기간을 어떻게 산정할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새 차로 구입할 때 적용되는 보증기간에서 기 주행된 보증 기간을 차감하여 산정하면 됩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로 예를 들어볼까요. 현대차의 아이오닉 5를 새 차로 구입한다면 배터리 보증 기간은 최소 10년, 20km까지 보증합니다. 중고 매물로 나온 아이오닉 5가 출시된지 4년이 지났고, 15만km를 주행했다면, 잔여 배터리 보증 기간은 6년, 5km인 겁니다. 이 보증 기간이 넘어가면 배터리 수리와 교체 모두 차량 소유자가 직접 해야 합니다.
[5] 완충 주행거리
배터리의 수명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행거리를 체크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주행거리가 길수록 배터리의 수명은 줄어든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주행거리를 통해 남은 배터리의 수명을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고차 매장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구매하고자 하는 전기차의 완충을 요청하세요. 완충했을 때 주행거리가 얼마나 나오는지 직접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계기판에 나타나는 주행거리도 최근 주행 패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수치입니다. 서비스 센터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물론 배터리의 전력 소비는 주행거리뿐 아니라, 기상 조건, 외부 온도, 난방, 에어컨, 전자 장비 사용 등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주행거리만 보고 배터리 수명을 확실하게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는 구매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구매를 포기해야 하는 주행거리 기준으로 “20만km”로 제시합니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는 “내연기관 차량이 마모되는 것처럼 주행 거리가 20만㎞인 전기차는 배터리 충전 때 눈에 띄는 성능 저하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억하세요, 완충 주행거리 확인하고 20만km 이상 주행한 전기차는 구매 결정을 피하세요!
[6] 타이어 상태
전기차는 내연차보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냅니다. 바퀴에 토크를 많이 가할 수밖에 없고, 배터리가 차체 하부에 깔리기 때문에 발판도 무겁죠. 때문에 전기차는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사용하는데요. 전기차 타이어 마모는 일반적으로 내연차보다 20% 빠르다고 합니다. 비용은 2~30% 비쌉니다. 내연차의 타이어 교체 주기는 통상 4~5년인 데 반해, 전기차느 2~3년입니다. 중고 전기차를 구매하자마자 새로운 전기차 전용 타이어로 교체해야한다면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게 됩니다. 타이어의 마모 상태를 미리 확인해 타이어 교체 시기를 체크해보세요.
지금까지 중고 전기차를 구매할 때 확인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추가적으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다면, 체인라이트닝 오픈카톡방에 질문을 남겨주세요. 체인라이트닝은 여러분의 안전하고 편안한, 친환경 라이프를 지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