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살림 규모는 638.7조. 크리스마스 이브날 새벽에 2023년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중 전기차와 관련한 예산은 얼마나 될까요. 2023년 전기차 예산, 체인라이트닝이 한 번 파헤쳐보겠습니다.
무공해차 보급 예산, 3조841억 원
…지난해 보다 2562억 원 늘었다!
전기차와 관련한 주요 사업은 환경부가 담당합니다. 환경부의 전체 예산은 13조4735억 원인데 이 중 무공해차 관련 예산은 3조841억 원(▲무공해차 보급사업 2조5652억 ▲충전 인프라 구축사업 5189억)입니다. 환경부 예산 중 약 22%가 무공해차 관련 예산이지요. 특히 ‘무공해차 보급’ 사업은 이번 환경부 예산에서 주요 증액 사업으로 책정되기도 했습니다. 2023년에도 정부는 전기차 보급 지원을 위해 아낌없이 힘을 쏟을 전망입니다.
| 무공해차 보급 사업 | 무공해차 충전 인프라 사업 | 합계 |
2022년(A) | 2조4077억 원 | 4202억 원 | 2조8279억 원 |
2023년(B) | 2조5652억 원 | 5189억 원 | 3조841억 원 |
증감(B-A) | + 1575억 원 | + 987억 원 | + 2562억 원 |
무공해차 보조금 지원, 2022년보다 +1500억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사업을 포함하는 ‘무공해차 보급사업’ 예산은 2022년 대비 6.5% 늘었습니다. 2022년 2조4077억 원으로 편성됐던 예산은 2조4077억 원으로 1575억이 늘었습니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정부가 보다 많은 투자를 하겠다는 방향성을 읽을 수 있겠습니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300만 대에서 450만 대로 상향 조정하여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기차 보편화에 더욱 힘쓰겠다는 것이지요. 이에 따라 2023년 무공해차 보급 목표치는 2022년도(20.7만 대) 대비 32% 증가한 27.3만 대(이륜차 제외)로 잡혔습니다. 환경부는 2023년도 전기자동차 보급 물량을 ▲승용 21만5200대 ▲버스 3000대 ▲화물 5만5100대(소형 55,000대, 중형 100대) ▲이륜 4만 대로 잡고, 이를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했지요.
이러한 목표치는 그간의 전기자동차 보급 실적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지난해(2022년) 계획을 보면 ▲전기승용 16만4500대 ▲전기버스 2,000대 ▲전기화물 4만1000대 ▲전기이륜 2만 대가 목표치였습니다. 올해 목표치와 비교하면 ▲전기승용 약 17만 대 ▲전기버스 1000 대 ▲전기화물 1만4000대 ▲전기이륜 2만 대 더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2022년 실제 보급된 전기자동차 물량은 계획한 목표치에 다소 못 미쳤습니다. 2022년 9월 기준 ▲전기승용 87,667대 ▲전기버스 1,214대 ▲전기화물 30,957대 ▲전기이륜 9,888대가 보급되어 목표치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 했지요. 그럼에도, 환경부는 2023년 전기차 보급 물량 목표치를 상향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보급 확대를 위해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당초 정부가 제출했던 예산안에서는 전기화물차(소형)과 전기화물차(중형)에 대해 보조 지원 내역도 포함돼 있었는데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023년 환경부 계획을 보면 중형 전기화물차의 국내보급 확대를 위해 50억원의 보조금을 편성하고 있으나, 이를 생산하는 국내 제작사는 없는 실정”이라며 “내년에도 중형차 용량의 전기배터리 생산은 기술적 한계로 그 상용화가 가시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삭감 필요성을 밝힌 바 있습니다. 국내 생산 이슈들이 하루 빨리 해결되어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앞당겨지길 기대해봅니다.
예산은 늘어났는데…전기차 보조금 “최대 7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줄어들 것”
예산이 늘어났다면 한 사람 당 받는 전기차 보조금 액수도 늘어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NO’입니다. 실제로 받는 전기차 보조금 액수는 오히려 줄어듭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아 지게끔’하는 것. 환경부의 보조금 정책 방향입니다. 전기차 보조금으로 지급할 예산 전체 규모는 키우되, 한 사람 당 지급하는 보조금 액수는 줄여서 더욱 많은 분들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죠.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어드는 걸까요? 아직까지(28일 기준) 2023년도 전기차 보조금 지침은 확정 공고된 바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예측을 해볼 수는 있겠습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가 승용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작년 6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이 내용대로라면 정부 보조금은 올해 최대 700만 원에서 내년에는 최대 600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2022년 200만~1100만 원)은 정부 보조금과 연동되어 규모가 정해지기 때문에, 추가로 함께 줄어들겠습니다.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이 모두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더 줄어들겠네요.
한편 환경부는 관계부처 및 각계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도 전기차 보조금 지원 기준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충전 인프라에 5200억 쏟는다…지난해보다 +987억 원
2023년 환경부는 무공해차 인프라 구축 사업에 5189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지난해보다 약 987억(+23.5%)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합니다. 2022년 4202억 원으로 편성됐던 충전 인프라 구축 예산은 2023년 5189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2023년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민간 기업의 주도 하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2023년 예산안에서 ▲민간에서 주도하는 예산(민간경상보조 및 민간자본보조 방식)은 2,725억원으로 편성(전년 대비 +1690억)되었고 ▲환경부가 직접 설치하는 예산(법정민간대행 방식)은 300억원(전년 대비 -640억원)으로 편성되었습니다. 전기차 도입 초기에 충전 인프라는 정부 주도로 설치되는 추세였으나, 2023년 정부는 민간 주도의 충전기 설치를 확대하고 정부의 직접 설치는 줄여서 충전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이번 예산안 심의 과정을 보면, 충전기 부족 실태에 대해 국회 또한 충분히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서 “2022년 8월 기준 전기차 충전기는 총 149,782기로 지속적으로 확충되고 있으나, 전기차 충전소 부족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특히 “주행 가능거리가 짧아 충전을 자주해야 하는 전기화물차 또는 전기버스 등 대형 차종이 증가함에 따라 충전소 이용에 불편함이 가중”된다며 “전기화물차 및 전기버스의 보급대수 증가에 상응하여 일정 비율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차량 제작사의 전용 충전소 설치 확대 방안 등을 검토하여 전기차 차종에 적합한 충전기 확충 방안을 제고할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습니다.
완속 충전기 설치, 주차면수의 5%이상까지 확대 지원 예정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예산이 늘어난 만큼의 혜택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되니다. 특히 ‘집밥’ 완속 충전기의 경우 ▲설치 신청 방식도 다양해지고 ▲설치 주차 면수는 확대(3%→5%)되며 ▲충전기 운영 및 사후 관리까지 정부가 나서서 하게 되면서, 보다 편리한 전기차 충전 라이프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환경부는 최근 ‘2023년 전기차 완속충전시설 보조사업 보조금 및 설치운영 지침안’의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지침안에 따르면, 완속 충전기 설치 신청을 위해 직접 환경부에 신청할 수 있는 루트가 생깁니다. 내 거주지에 완속 충전기 설치를 원한다면, 추후 마련될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시스템’을 통해 직접 의견을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또 완속 충전기 설치 지원 수량은 주차면수의 5%까지 확대됩니다. 2022년 2% 기준에서 3%p가 상향돼 충전기 부족으로 인한 불편함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내년도 완속충전시설 지침에 새로 추가된 항목이 있는데요. 바로 ‘충전 사업자에 대한 운영실태 평가’ 항목입니다. 충전기를 설치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설치한 이후의 운영과 관리적인 측면까지 정부가 평가하겠다는 것인데요. 고장난 충전기 관리 등 사후적인 충전기 운영을 보다 확실하게 할 수 있게 한다면 전기차 유저 분들의 불편함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여 충전 라이프 만족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 환경부 예산을 중심으로 2023년 전기차 예산에 대해 분석해봤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고, 더욱 편리하게 전기차 충전 라이프를 누리시는 ‘전기차 보편화 시대’가 열리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의 편리한 전기차 라이프을 지원하는 체인라이트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