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무료로 탄다? 가뜩이나 지난 겨울철 전기 요금 인상에 난방비 인상으로 걱정 많은 계절을 보내왔는데, 갑자기 전기차 무료 충전 서비스라니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런데. 의심이 들 만하죠. 전기차 충전 요금을 무료로 제공해준다고? 그렇다면 그 회사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까요? 무료 충전 서비스를 지속가능토록 제공해줄 수는 있는 것일까요?
이러한 질문들에 명확한 답을 제시하면서 전기차 충전 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있습니다. 전혀 생소한 기업들이 아닙니다. 그 중에는 대표적인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도 있지요. 이들이 어떻게 무료 충전 비즈니스를 가능케하는지 궁금하시다고요? 오늘 체인라이트닝컴퍼니가 준비한 콘텐츠 주제, ‘전기차 무료 충전 시대 열린다?!’입니다.
무료 충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들,
그들이 수익을 얻는 방법
테슬라
세계를 대표하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 역시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 모두 알고 계셨나요? 테슬라가 제공하는 충전 서비스는 ▲슈퍼 차저와 ▲데스티네이션 차저 두 가지 유형입니다. 이 가운데 데스티네이션 차저는 테슬라의 완속 충전 서비스로, 식당, 카페, 편의점 등 각종 편의시설에 위치한 충전소입니다. 충전 요금은 무료로 제공되지요.
데스티네이션 차저의 무료 충전 서비스로 테슬라가 손해보지 않냐고요? 무료 충전 서비스는 테슬라에게도, 전기차 유저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데스티네이션 차저는 신규 고객과 브랜드 홍보를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지요. 사실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확장하는 것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할 과제 중 하나지요. 테슬라 슈퍼 차저나 데스티네이션 차저가 전국에 많이 깔릴수록 국내 테슬라 유저들은 더욱 편리하게 전기차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되고, 더 많은 신규 유저들을 확보하기에 유리하게 됩니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고객이 확대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지요.
테슬라의 무료 충전 서비스는 실제로 전기차 유저들의 전기차 라이프를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비용뿐 아니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동시에 무료로 충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별도로 충전소를 찾지 않아도 일상을 즐길 수 있고 충전 비용도 절약할 수 있지요. 테슬라는 작년(2022년) 기준 국내에 ‘데스티네이션 차저’ 120여 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차지포인트
차지포인트(ChargePoint)는 2021년 3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미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입니다.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판매하고, 충전소 관리・운영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지요. 차지포인트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 16만여 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북미 시장에서는 L2형 충전기(AC 완속 충전기) 기준으로 73%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네요.
차지포인트가 무료 충전으로 수익을 얻는 방식
차지포인트는 전기차 유저들에게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충전 요금을 전기차 유저로부터 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 대신 조금 색다른 수익 모델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차지포인트의 수익 창출 방식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됩니다.
우선 차지포인트는 ‘하드웨어’ 충전기를 제조하고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합니다. 차지포인트는 표준화된 단말기를 제공해 설치 과정을 간소화하고, 비용이 부담되는 고객들을 위해 리스나 할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충전기를 설치하는 데에 드는 비용은 대략 6000달러라고 하는데요. 한화로 하면 약 780만 원 상당의 가격으로 7개월 할부로 계산하면 1개월에 100만원 꼴입니다. 충전기 설치를 원하는 고객들의 부담을 낮춰 충전기 판매량을 늘리고 있지요.
하드웨어를 설치한 고객들에게는 충전기를 원격으로 관리・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전기차 충전기는 기본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App 등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니까요.
차지포인트에 수익을 안겨주는 주 고객들은 충전기 설치를 통해 부가 이익을 창출하려는 ▲공터 부지 소유주 ▲편의점 사장님 ▲카페 사장님 등입니다.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면 방문자도 늘고 그에 따른 홍보 효과도 있기에,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편의점이나 카페 등의 수익이 부가적으로 증대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지요. 전기차 충전기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대상이 결국 차지포인트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유저들이 편리하게 무료 충전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죠.
차지포인트, 돈 잘 벌고 있을까?
차지포인트는 실제로 얼마나 수익을 창출했을까요? 차지포인트는 충전소 설치와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를 통해 지속적인 매출 상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차지포인트의 매출 추이를 통해 무료 충전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엿볼 수 있겠습니다.
볼타(Volta)
볼타는 미 10개 주에 700개의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기업입니다. 볼타 역시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인데요. 볼타의 무료 충전 서비스는 회원가입도, 신용카드 등록도 필요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만큼 쉽고 편리하게 무료 충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요.
볼타는 L2형 충전소(AC 완속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부터 이용하는 것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볼타는 호놀룰루, 베이 지역,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일리노이, 샌디에이고 및 피닉스 등 지역에 110개 이상의 충전소를 무료로 설치했습니다.
볼타의 수익 구조
볼타는 전기차 무료 충전 서비스뿐 아니라 광고 비즈니스를 함께 하는 회사입니다. 볼타의 주 수입원은 바로 광고죠. 볼타 역시 전기차를 ‘이동 수단만을 도와주는 기계’ 수준으로 보지 않습니다. 볼타에게 전기차는 유저의 라이프 깊숙히 개입하여 이동을 도와주는 ‘서비스의 한 부분’입니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자동차가 ‘모빌리티 서비스화’되면서, 유저가 전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빌리티 라이프 바운더리는 유저를 소비로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광고망이 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고서는 “미국 마케팅 담당자들의 광고비를 둘러싼 싸움의 다음 격전지는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전기차 충전소일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볼타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대상은 볼타 플랫폼을 이용해 광고를 하고 있는 다양한 산업의 업체들입니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회사부터 알래스카 항공사, 넷플릭스, 홀푸드 마켓 등 매우 다양하지요. 스콧 머서 볼타 CEO는 “충전소가 설치된 매장 제품에 대한 광고 효과가 매우 좋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플랫폼에 기반한 광고 비즈니스는 볼타처럼 옥외광고를 할 수도 있지만 인앱 광고까지 다양한 형태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볼타의 무료충전, 지속가능할까?
볼타의 수익 모델은 얼마나 성공하고 있을까요? 볼타의 IR 레포트를 보면 볼타의 전체 수익은 작년 동기간 대비 69% 증대되었습니다. 또 최근 1억6900만 달러에 미국 석유 대기업 ‘쉘’에 인수되기도 한 걸 보면 볼타의 무료 충전 서비스가 꽤 흥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볼타의 충전 네트워크는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 곳곳에서 무료 충전 서비스를 즐기는 전기차 유저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료 충전 시대, 어떤 모습일까
지금까지 무료 충전 서비스를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무료 충전 서비스를 통해 우리가 꿈꿀 전기차 라이프는 어떤 모습일까요?
수많은 전문가들이 미래 전기차 충전 라이프를 두고 다양한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테슬라, 차지포인트, 볼타의 연장선에서 머지 않은 미래에 충전소의 모습들을 예측한 한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하며, 오늘 콘텐츠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싱가포르 딜로이트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센터’ 리더, 앤드리 버디췌브스키 디렉터
“휴게소나 주유소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내는 곳은 정작 주유소가 아닌 스니커즈 초콜릿(Sneakers Cho- colate)을 파는 편의점이라는 말이 있죠? 따라서 편의시설이 있는 주유소를 찾아볼 수 있겠지만, 이보다는 쇼핑몰 같은 곳에 충전 시설이 설치된 형태를 생각하는게 나을 겁니다. 현재까지는 5분 충전이 보급이 안 된 상황이라 충전하는 동안 사람들이 쉬거나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공간이 필요한 거죠.
그런데 사람들이 이제는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기 때문에, 백화점과 쇼핑몰은 쇼룸이나 소비자들이 경험을 할 수 있는 하나의 테마파크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테마파크 또는 쇼핑몰이 생겨나면 이런 곳에서 충전을 쉽게 하고, 충전하는 동안 쇼핑을 하거나 편하게 쉬고 놀고 갈수 있는 곳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다.”
충전을 위해 별도의 충전소를 찾고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충전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시대. 전기차 무료 충전 시대가 앞당겨질수록 충전 걱정 없이 편리한 전기차 시대도 성큼 다가오지 않을까요. 그동안 인터넷 망을 이용하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정보를 찾고 다음 행동을 결정지어 왔다면, 이제는 ‘모빌리티’와 ‘충전 앱’을 통해 나만의 라이프 사이클을 꾸려나가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보다 편리한 전기차 라이프. 체인라이트닝컴퍼니는 언제나 유저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