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내연차 타이어보다 10~30% 정도 가격이 비싸지요. 게다가 전기차용 타이어는 내연차 타이어보다 교체 주기도 짧습니다. 생김새는 같은데 왜 더 비쌀까요? 오늘은 전기차 타이어의 비용적 측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기차 타이어,
비싸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
무거워진 전기차, 내구성 강한 타이어가 필요해요
전기차의 타이어 마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20% 빠릅니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내는 전기차의 가속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면, 이 힘을 타이어가 온전히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하게 만들어야 하죠.
전기차의 무게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전기차는 배터리를 얹기에 내연기관차보다 무겁습니다. 무게 차이는 모델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같은 모델이라면 전기차 모델이 내연차 모델보다 무겁습니다. 현대의 중형 세단 전기차인 아이오닉 6는 1.8톤인데, 동급 내연차인 소나타는 1.5톤으로 전기차가 300kg 더 무겁습니다. F-150을 기준으로 보면, F-150 Lightning은 내연 모델보다 1600파운드 더 무겁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이유는 배터리 때문입니다.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내연차는 전기차보다 유리한데요. 같은 양의 에너지를 얻기 위해 내연차는 더 적은 가스를 필요로 합니다. 결국 전기차는 동일한 크기의 에너지를 얻고자한다면 배터리 크기를 더욱 키워야하고, 결과적으로 무게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지요. 더 무거워진 전기차 때문에 전기차의 타이어가 받는 하중은 더욱 커질 수밖에요.
그래서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은 무게를 견뎌내는 동시에 내마모성과 내구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가속 좋은 전기차, 접지력이 중요해요
전기차의 장점은 가속에 유리합니다. 순간적인 토크를 발휘하는 데에 내연차보다 훨씬 유리하죠. 전기차가 순식간에 속도를 변화시킬 때 차가 미끄러지거나 쏠리는 문제가 발생해서는 안 될 겁니다. 빠른 속도의 장점은 유지하되 안전할 수 있도록 타이어의 접지력을 높여야하지요.
전기차가 가속에 유리하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는 즉시, 전기차 모터가 전기차 타이어에 많은 압력을 가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타이어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시사합니다.
빨라진 전기차, 노면 소음도 신경써야죠
전기차와 내연차의 소음은 종류가 다릅니다. 소음을 구성하는 요소를 비교해보면 차이가 극명한데요. 내연차(ICE)의 경우 ▲엔진 소음 50% ▲노면 소음 30% ▲풍절음 10% ▲시스템 소음 10%인데 반해, 전기차는 ▲노면 소음 40% ▲풍절음 30% ▲시스템 소음 15% ▲엔진 소음 15% ▲기타 소음 10%입니다.
전기차의 엔진 소음이 줄어든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상대적으로 ‘노면 소음’이 더욱 크게 들리지요. 때문에 전기차의 노면 소음을 컨트롤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적절한 타이어 선택이 중요해집니다.
전기차 타이어,
비싸지는 원인
전기차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안전한 주행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차 타이어는 비싸져야만(?)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들이 전기차 타이어의 비용을 높게 만드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컴파운드
Compound는 ‘화합물’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입니다. 타이어 컴파운드란 타이어 속에 합쳐 쌓아있는 구성 요소들을 의미합니다. 아래에 타이어의 단면 이미지를 보시면 더욱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타이어 컴파운드는 개발 단계부터 비용이 투입됩니다. 컴파운드는 천연고무, 합성고무, 카본블랙 등 15종 이상의 재료를 혼합하여 만드는데, 각 원료의 조합 비율뿐 아니라 온도, 도구, 배합순서, 압력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물성이 달라집니다. 때문에 개발과정이 매우 복잡하지요. 최근에는 타이어 컴파운드를 개발하는 데에 AI 기술까지 동원되고 있다고 합니다. 컴파운드를 개발하는 데에 수많은 자원이 투입되고 오랜 연구 기간이 소요되는 것이지요.
컴파운드는 전기차의 승차감과 제동 성능을 좌우합니다. 타이어 컴파운드 하나를 개발하는 데서부터 비용이 투입되는데 이러한 기술들을 겹겹이 쌓아 만든 전기차 타이어는 그만큼 더 비싸질 수밖에 없겠지요. 고성능 타이어일수록 더 많은 컴파운드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트레드
트레드는 타이어에 새겨진 무늬 패턴을 말하는데요. 이 패턴이 어떤 모양을 띄느냐에 따라 타이어의 성능이 달라집니다. 트레드 패턴을 달리하여 접지 면적을 높여 접지력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핸들링과 제동성능을 향상시킬 수도 있지요. 트레드 패턴 그루브는 각도와 깊이 등 형상 최적화를 통해 종방향 강성을 높일 수도 있는데요, 이는 가속 시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패턴 그루브의 깊이를 줄이면 구름 저항을 줄이면서 패턴 강성은 좋아집니다. 타이어 제조사들은 각자 연구를 통해 트레드 패턴들을 만들어내는데, 타이어 업계에서 트레드 패턴 연구는 내부 보안상 철저한 기밀 하에 진행된다고 합니다.
흡음재
흡음재는 소리를 잘 흡수하는 재료입니다. 타이어에 흡음재를 장착하면 타이어가 진동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해 가속 시 소음이 줄어들지요. 타이어 흡음재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타이어 내부 전체에 흡음재를 부착하는 것과 두 번째는 블록형으로 타이어 내부 중간에 부착하는 것입니다.
흡음재를 부착하면 실제로 소음이 얼마나 줄어들까요?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블락형 흡음재를 1개 추가했을 때 3~5dB 정도 소음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소음 감소 효과는 흡음재의 종류와 부착 방식에 따라 다양해질 수 있겠지요.
저렴한 전기차 타이어는 언제쯤 등장할까
전기차 타이어 업계의 가격 경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전기차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 규모 역시 확장되고 있는 추세인데요. 국내 타이어 3사만 해도 최근 전기차 전용 타이어 라인업을 연이어 선보이며,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전용 타이어의 시장 가격 또한 점차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지지 않을지 기대해봅니다.